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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광활한 덩치로 가슴자리 마련한, 널 보려고 수억 번 눈 깜박여도 실체를 다 보지 못했지. 네가 걸어 놓은 불빛에 나는 꼭 만나야 하는 그 무엇 때문에 네가 이끄는 데로 발길을 놓아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낮에 보았고, 했던 일들의 질과 양에 대하며 남모르는 고뇌에 빠져 버리고 말았지.


헤픈 웃음 또는 찡그린 사랑하나쯤은 가지고 살고 싶어 억지로라도 네가 있어 감사하다고 위로로 날 달래곤 했지. 하지만 정작 네게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오늘 당장 목전에서 기둥처럼 멍하니 서있기만 하는 너. 도로를 마구 달리는 저 눈뜬 자동차들의 부속들이 우리와 합일된 것 같은 무언의 약속, 습관성 누울 자리에 단단하게 개미 자리하나라도 더 마련 할 수 있는 너의 성.


미니치마의 슬픈 음악소리의 항변들, 문 닫고 나면 아름답다고 생각할 불협화음.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쪼르르 달려 나와 깊은 통정의 시간을 온 사방에 깔아 놓는 넉넉한 너의 품이 있어 내일이 온다는 것에 추호도 의심이 없어 마른 안주 같은 오늘을 한번 정도는 바람이라고 중얼거리는 언어에 묻어 버리고 말지.


날마다 달려오는 듯한데 정말로 보듬어 본 성의 마음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말이야. 그런데도 또 갈증난 목처럼 맑은 어둠을 기다리며 잠든단 말이야. 넌 행복하게 그 누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성. 그렇게 믿고 살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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